사찰마다 ‘생산불교’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종교인구 감소와 생활패턴 다양화로 사찰운영의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권 사찰들이 지역 특산물 생산을 통해 수익창출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의 고장인 제22교구본사 대흥사(주지 범각스님)는 지난 2006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녹차를 비롯해 녹차를 이용한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 등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현재 대흥사에 조성된 차밭은 9만9000㎡(3만평)로 우전, 세작, 중작을 합쳐 3000여 개의 완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대흥사 영농법인은 100% 수작업을 통해 차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을 도입해 품질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밖에도 차 수확기인 4~6월에는 차문화 체험 템플스테이를 열어 대흥사 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다도아카데미를 통해 다도이론과 제다실습을 가르치고 있다.

조계총림 송광사(주지 영조스님)는 지난 8월 창립총회에 이어 이달 내로 영농조합 법인등기를 마치고 송광사영농조합법인(가칭)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나눔 기금마련을 위해 생산활동을 펼치는 사찰도 눈여겨 볼만하다. 남원 선원사(주지 운천스님)는 지리산에서 직접 채취한 돼지감자를 이용한 국우차를 판매해 본격적인 사회사업에 나서고 있다. 선원사는 국우차 판매 수익금으로 군장병 및 소외된 이웃에게 자장면 무료 급식에 필요한 제반비용 마련과 함께 사찰 포교운영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하소백련축제’를 8년째 열고 있는 김제 청운사(주지 도원스님)는 사찰 앞에 자리한 백련재배지에 특화작물인 연(蓮)을 심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운사는 주민들과 함께 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해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백련 잎과 꽃으로 만든 백련차와 백련칼국수, 백련수제비 등은 이미 청운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찰 관계자는 “앞으로 신도들의 시주금만으로는 사찰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생산불교를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2752호/ 9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