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답변드려서 죄송합니다.
대흥사 주지스님이신 현월당 범각 스님의 시입니다.
-인연-
우리 서로 인연하여 삽시다.
잠시 쉬었다 가는 인생의 한 방랑길에서
서로 사랑했던들 그게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우리 서로 그만한 거리를 두고 삽시다.
가까워지면 너무 멀어질까봐 두려워하는 것
이것이 다 인생의 공상이라 하였거늘
우리 서로 잊으며 삽시다.
내가 너를 잊어가듯 너 또한 나를 아주 잊어도 좋고
이것이 집 없는 나그네의 고독이라니
이런 고독쯤 가슴에 품고 산들 어떠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