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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에 실린 대흥사와 템플스테이 이야기

  • 포교과장
  • 2009-10-21 오전 11: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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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와 추사 이야기

〈26〉 해남 대흥사

 

대흥사 주지 범각스님이 참가자들과 차를 나누며 대흥사에 얽힌 이야기, 불교 의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초의 안녕하신가? 초의선사 보고 싶으니 간밤엔 눈꼽이 다 끼었나니 그 청량하고 고고한 모습 한번 보기 원하나니. 그러나 불사에 바쁜 몸 어찌 욕심 내겠는가 원컨대 초의가 만든 차(茶)라도 보내주시면 초의 대하듯 ‘초의차’ 만지고 어르고 혀끝으로 음미하리니 이보시게, ‘초의차’ 떨어져 ‘초의차’ 못 마시니 혓바늘이 돋고 정신이 멍해지느니 그러니 ‘초의차’ 보내지 않으시면 내 당장 말을 몰아 일지암으로 향하여 차밭을 모두 밟아버릴 터. 그러나 원망하지 말아야 할 것은 ‘초의차’에 중독시킨 죗값 응당 그대의 몫이려니.”

“추사에게, 어허허, ‘초의차’에 환장한 사람이구만. 마치 양귀비에 중독된 사람처럼 분별없이 글을 쓰셨구먼. 천하에 추사도 ‘초의차’ 없으면 맥 못 쓰고 꼬리 꺾이고 마는구먼.”

 

“천하의 추사도 초의차 없으면 맥을 못쓰니…”

茶로 추사와 초의선사 인연 맺어

조선후기 불교와 철학에 큰 영향

 

초의와 추사, 격변하는 세계사 속에서 조선 후기를 살아가며 불교와 철학과 차를 나누었던 두 사람의 우정과 사상이 오늘날 대흥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람들의 가슴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새벽 숲길로 템플스테이 문을 연데 이어 차와 휴식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지난 10일 전남 해남 대흥사 일주문 앞. 서울에서 내려온 버스가 주차장에 정차했다. 등산복 차림을 한 중.장년의 남녀들이 내렸다. 일지암 암주 무인스님이 이들을 안내했다. 이들은 서울, 경기 지역에 사는 전국세무사불자회 회원들이었다. 1박2일로 대흥사 템플스테이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왔다. 무인스님이 대흥사 전경과 뒷산이 함께 보이는 마당에 서서 설명했다. “뒤를 둘러싼 산이 두륜산이고 살짝 보이는 가람이 바로 일지암입니다.” 스님은 풍수지리 등을 인용해 가람 배치를 설명하기도 했다. 모두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스님의 말을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시간이 늦어 짐을 풀기 전에 곧바로 공양간으로 향했다. 시중의 맛과는 다른 사찰 음식을 보고 모두 그릇 가득 밥을 담았다. 무인스님은 “다른 시설은 모두 갖췄는데 공양간을 아직 확충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게됐다”며 미안해 했다. 대흥사는 식당만 갖추면 템플스테이 시설을 완비하게 된다.

저녁에는 템플스테이가 진행되는 보현전에서 주지스님과 차담이 마련됐다. 주지 범각스님은 차를 대접하며 대흥사 이야기에서부터 불교와 관련된 여러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스님은 특히 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야생차는 직근이 5미터에 이르러 땅속 깊숙이 있는 광물질을 흡수합니다. 반면 재배차는 다량재배하는데다 벌레가 생기면 농약을 치고 뿌리가 깊이 내리지 않아 야생차와는 맛이 다릅니다. 여러분이 마시는 차는 대흥사가 만든 야생차입니다.” 스님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에게 야생차를 분양한다며 “뿌리를 깊게 내리기 때문에 큰 화분에 옮겨심돼 응달에서 자라게 하라”고 조언했다. 스님이 “두번째 잔은 애인도 안준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차는 혼자 먹어야 좋다고 합니다. 조용히 음미하며 마음을 관조하기 위해 차를 마실 때 진정한 다도가 되는 것이지요” 스님은 수백년된 차나무를 누군가 몰래 베간 이야기 등 대흥사 차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밤이 깊도록 풀어냈다.

다음날 참가자들은 새벽예불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흥사에서의 이튿날을 보냈다. 템플스테이 백미는 초의선사가 주석했던 일지암을 찾아 차만드는 방법을 실습하는 것. 일지암 암주 무인스님이 직접 일지암의 유래와 초의선사 그리고 차를 재배하고 잎을 따고 덖는 과정을 설명했다. 일지암에서 내려온 참가자들은 대흥사 경내를 다니며 설명을 들었다. 임란을 맞아 누란지위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앞선 서산대사를 기리는 표충사, 초의선사의 동상, 박물관 등에서 참가자들은 그동안 몰랐던 대흥사의 역사와 유래 문화재 인물등을 배웠다.

최근 대흥사 템플스테이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대흥사는 템플스테이를 만든 원조 템플스테이 사찰이다. 새벽녘 대흥사 숲길을 거닐며 조용히 명상하고 흉중에 담은 마음을 스님에게 털어놓으며 상담하던 새벽 숲길이 발전해 템플스테이로 진화했다. 새벽 숲길을 창안하고 진행하던 당시 대흥사 수련원장 법인스님이 다른 일을 맡아 떠난 뒤 명맥을 유지하던 새벽 숲길은 점차 퇴색했다. 대흥사 템플스테이를 이어 다른 사찰이 발전하는 동안 대흥사는 한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템플스테이를 담당하는 무인스님이 일지암 암주를 맡아 전문적으로 진행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성수기인 8월 한달 동안 템플스테이를 거쳐간 인원이 1000여 명에 달한다. 주로 기업이나 단체 참가자가 많다. 그 수도 300~400명에 이른다. 템플스테이 진행을 맡고 있는 이인수 포교과장은 “주지 범각스님이 오신 뒤 템플스테이를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시설을 갖춰 수백명 씩 참석하는 기업 연수를 치르는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템플스테이 전문 건물 보현전에는 영상,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대흥사 템플스테이가 다른 사찰과 대별되는 점은 차와 밀접하다는 데 있다. 대흥사는 조선 중기 13대종사와 13대강사가 머물며 불교를 중흥시킨 본산이다. 그중에서도 13대종사중 마지막 종사였던 초의선사가 절정을 이룬다.

초의 의순(意恂, 1786년~1866년)선사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당대 최고의 엘리트인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교유하면서 조선후기의 사상을 풍부하게 했다. 또 대흥사 위에 일지암(一枝庵)을 짓고 40년간 지관(止觀)을 닦았다. 이곳에서 다선일여(茶禪一如)의 경지를 몸소 실천한 초의스님은 조선의 다경으로 불리는 ‘동다송’(東茶頌)을 지었다. 차의 역사, 차나무의 품종, 차 만드는 법, 차를 끓이고 마시는 법, 차의 생산지와 품질 등을 노래한 이 책과 일지암으로 인해 오늘날 대흥사는 한국 다인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대흥사는 초의선사의 유지를 기려 차를 특징으로 삼는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것이다.

차를 따는 시기인 봄에는 아예 템플스테이가 차밭에서 진행된다. 함께 차를 따고 덖는다. 주지 범각스님은 “봄이 되면 차를 따고 만드는 체험을 하고 싶다는 참가자들이 쇄도한다”고 말했다.

<사진>대흥사에 봉안된 초의선사 동상.

대흥사는 앞으로도 차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강화해 참가자들에게 더 많은 참가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남=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편안한 휴식과 참가자 우선이 기본 방침이다. 프로그램은 1박2일, 2박3일이 있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면 사찰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 사찰에서 이렇게 정했으니 무조건 따라야한다는 규정은 없다. 자체 연수를 원하면 연수 시간을 내준다. 이른바 맞춤형인 셈이다.

차 수확철엔 차밭서 진행

차의 성지 일지암도 방문

그런 가운데서도 기본원칙은 있다. 사찰에 왔으니 불교와 사찰에 대해 배우고 체험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무인스님은 “의외로 불교신자 마저도 불교를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며 “불교의 기본교리, 사찰 상식, 예절 등은 종교와 관계없이 참가자 누구나 가르친다”고 말했다.

<사진>차의 성지가 된 대흥사 일지암 모습.

또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여름.겨울 수련회와 별개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많은 사찰이 수련회를 템플스테이 일환으로 삼는 반면 대흥사는 수련회는 그대로 진행한다. 템플스테이 기본 프로그램은 1박2일, 혹은 2박3일(평일 가능)입재식을 시작으로 차담, 새벽예불, 청소, 대중공양, 등산, 일지암 방문, 대흥사 설명 등으로 이어진다. 가족 단위 참가도 가능하다. 이들을 위해서는 2인1실 혹은 4인1실 등 가족이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한다.

대흥사 템플스테이에 동참하려면 홈페이지(www. daeheungsa.co.kr)를 통해 신청하거나 템플스테이 사무국(061-535-5775)에 문의하면 된다.

 

[불교신문 2567호/ 10월21일자]

2009-10-17 오전 9:57:24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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