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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의 연리근 나무

대흥사의 연리근 나무

 

대흥사 천불전 아래 길옆에 두 구루의 800년 된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있다. 허물어지는 언덕을 새롭게 석축하고 흙을 보토하여 느티나무의 뿌리를 보호하면서 그 앞에 화단을 만들어 작은 나무를 하트 모양으로 식재하였는데, 언뜻 스쳐도 시선을 끌어 당긴다. 절간에 웬 사랑의 마크가 있나? 발길을 멈추고 안내판을 보노라면‘대흥사 연리근’이라 쓰여 있고, 두 나무의 뿌리가 서로 이어져 한 몸이 되었으니 남녀가 서로 만나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누며 평생을 같이 할 부부가 되어 한 몸이 된 ‘사랑의 나무’라 하였다. 연리근(連理根)이란 두 나무의 뿌리가 서로 이어진 것을 말하며, 가지가 서로 붙은 것을 연리지(連理枝)라 하는데, 理자는 나이테를 의미한다.

이는 중당시대의 시인 백낙천(772-846)의 시에서 비롯되었다. 당나라 제6대 천자인 현종(713-756)의 치세는 44년의 장기재위로 전기 28년의 연호를 개원(開元)으로, 후기 16년을 천보(天寶)의 연호로 나뉜다. 개원의 시대는 성당(盛唐)을 이루는 훌륭한 정치였으나, 천보시대에 접어들면서 양귀비와의 사랑에 빠져 정사를 소홀히 하며 암군으로 타락한다.

양귀비는 현종의 아들 수왕의 부인으로 현종에게는 며느리였는데 현종은 부인이 죽자 양귀비의 미모에 눈이 어두어 아들 수왕에게는 다른 왕비를 들이게 하고, 양귀비를 도가(道家)에 출가 시킨 후 다시 입궁시켜 자신의 왕비로 책봉한다. 이때 양귀비는 27세, 현종은 61세였다. 그리고 현종은 양귀비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게 된다. 이러한 혼정에 755년 안록산이 난을 일으키니, 이 난으로 피난길에서 측근의 무장들이 경국지색(傾國之色)으로 국정을 어지럽힌 죄로 양귀비의 처벌을 요구하자, 그토록 사랑하여 마지않았던 그녀를 강권에 못 이겨 본의 아니게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로부터 50여년이 흐른 뒤, 806년 백낙천이 태원의 현위로 전근되었을 때, 선유사를 유람하면서 왕질부라는 사람이 술잔을 권하며 이렇게 말 하였다. “이건 세상에서 아주 희귀한 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출중한 글재주가 있는 이가 써내지 않는다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매몰되어 후세에 전해지지 않을 겁니다. 현위는 시재주도 뛰어나고 감정도 풍부한 분이니, 한번 붓을 휘둘러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리하여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의 비련이 7언 120구의 장편 서사시 ‘장한가(長恨歌)’로 탄생되니, 작자 생전에 벌써 삼척동자들도 장한가를 불렀고, 천여 년의 세월 동안에도 그 생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시로 말미암아 안록산의 내란은, 정사(正史)의 기록보다도 오히려 이 백낙천의 문학에 의하여 사람들의 기억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게 되었다.

 

장한가의 끝 구절은 이러하다.

 

칠월칠일 장생전에서 함께 즐길 때,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 장생전)

야밤삼경 남모르게 주고받은 말이지요.     夜半無人私語詩 (야반무인 사어시)

하늘에선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요,        在天願爲比翼鳥 (재천원위 비익조)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했어요.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 연리지)

천지가 장구해도 다 할 때 있으련만,         天長地久有時盡 (천지장구 유시진)

면면한 이 한 만은 그칠 날이 없으리라.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 무절기)

 

이 장한가에서 나온 말이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다. 비익조는 암수가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지어야만 날 수 있다는 새이고, 연리지는 두 나무의 가지가 잇닿아 붙어 하나의 몸이 되여 서로 통하여 있다는 나무로, 그래서 부부를 상징하는 말로 쓰이는데 보통 ‘비익연리(比翼連理)’라고 한다.

녹음이 마음속 까지 물들이는 신록의 계절, 대흥사의 연리근 앞에서 사랑의 마음을 나누어 보자. 그 앞에는 연인들이 정담을 나누도록 고담한 탁자까지 놓여 있다. 아무도 느끼지 못하였던 두 구루의 느티나무를 이렇게 단장하여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 주신 범각 주지스님의 중생교화가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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